칠성판                                            한용유

  얼마 전 신문에 국정농단으로 탄핵되어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전대통령의 침대문제 처리에 대한 기사를 보고 새삼 세상 인심의 변태를 절감했다. 보도 기사에 의하면 박전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받고 자택으로 떠날 때 두고 간 침대 3개가 국가 예산으로 구입한 것이기 때문에 두고 간 것인데 그 처리에 대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가 나간 얼마 뒤 공화당 신동욱 총재(박전대통령의 제부)가 가족인 동생에게 달라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놔둘 수도 버릴 수도 팔수도 없다면 저에게 준다면 시골집 침대로 사용하겠다고 했다한다. 예산으로 샀으니 내용연수가 9년이라 했다. 박전대통령 재임 시 사용한 것으로 쓰기도 팔기도 부적절해서 골칫덩어리라고 한다. 그래서 관저 접견실 옆 대기실에 임시 보관중인데 전시용으로 활용할 예정 이라한다.

  나는 이 보도를 보고 오래전에 읽었던 한말숙 작가의 행복이라는 단편소설이 떠올랐다. (한국 단편문집 4권 325쪽) 그 내용을 요약하면 83세의 할아버지와 86세의 할머니가 偕老를 하다가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먼저 별세를 했는데 할머니에게는 충격을 받을 가봐 비밀로 했으며 슬하에 아들 손자 증손에 까지 보고 友愛 있고 행복하게 살아 오복을 갖춘 집안이라 마을사람 모두가 好喪이라고 부러워하고 초상집이 잔치 집처럼 웅성거렸단다. 옛날 내 어린 시절 유교식 장례문화의 시대감각을 예리한 필치로 그렸다. 그 때는 병원에서 임종이 임박하면 집으로 퇴원해서 장례를 치렀다. 지금은 집에서 사망해도 장례식장으로 옮겨 치르며 그 때는 병원에서 사망 하면 객사라고 꺼렸다. 할아버지의 시체 밑에 깔았던 칠성판을 남 먼저 가져가겠다고 신청하는 마을 노파가 있었다는 것이다. 입관 하고나면 칠성판은 필요 없게 되니 남이 가져가기 전에 미리부탁을 한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好喪 집 칠성판을 보관하면 복을 받는다는 말이 떠도는 시대였다. 나는 이소설의 칠성판과 박전대통령의 침대가 자꾸 오버랩 되며 내 머리를 맴돌았다. 일국의 대통령이 사용했던 침대가 죽은 사람 시체 밑에 깔았던 칠성판 보다 더 천하게 된 奈落의 운명이 안타까웠다. 먼 훗날 그 침대가 기념관에 보관되어 역사의 考證으로 哀歡의 史的 資料가 된다면 하는 아쉬운 생각마저 갖게 한다. 그리고 작가의 주제인 행복과 榮枯盛衰에 따라 변하는 인심의 變態. 99%의 개 되지 와 레밍처럼 영혼 없는 인간의 世態.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지? 다음과 같이 졸시 ‘퍼스트 도그“와 부세의 시 행복을 옮겨본다.

                                                                      2017년 7월28일 우롱

 

 

first dog 와 cat

 

홍은동에서

함께 했던 마루와 찡찡이

주인 따라 청와대로 이사했단다.

퍼스트 도그와 퍼스트 캣이 된 그들

주인 잘 만나 얻게 된 영화. 먼저 번 주인

따라 청와대로 들어간 새롬이 와 희망은

지금 어디 있는지? 3.2평 독방에 영어의

몸이 된 주인의 처지를 알고나 있을까?

제행무상이라. 주인의 운명 따라

변하는 dog신세

5월15일 주인 따라 청와대로 들어갔다는

문대통령의 애완견의 뉴스를 보고

 

                            저산너머                       부세

산 너머

저산 너머 먼 하늘에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아~ 나도 남 따라

찾아갔다가 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다네. 산 넘어 고개

넘어 더욱 더 멀리 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 하네.

 

    2017년 7월28일 우롱